주의 본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 한 줄거리 형식의 리뷰입니다.
제목 : 말죽거리 잔혹사
장르 : 드라마, 청춘, 액션
개봉 : 2004년 1월 16일
감독 : 유하
관객 : 60만 명
출연 : 권상우, 이정진, 한가인 등
길이 정해졌으면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영화의 도입부는 이소룡의 영화를 관람하는 어린 현수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당시 1978년은 군사정권의 시절 학교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강남의 땅값이 엄청나게 오를 거라는 어머니의 생각으로 말죽거리 부근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가는 고등학생이 된 현수의 모습으로 진행된다.
당시 학교는 군사정권이라는 거에 비해서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전학 첫날부터 함재복과 말도 트고 친해지게 된다.
청소시간 찍새라는 복학생이 현수에게 말을 걸게 되는데 자신의 밑으로는 돈을 걷는다는 요즘에도 있을 법한 양아치의 모습을 적나라게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튼 현수는 새로운 학교라는 길이 정해졌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학창 생활을 보여줄지 잔뜩 기대가 되는 부분이었다.
버스 귀갓길, 한눈에 반하다
현수와 재복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하고 가던 중 타 학교 여학생이 올라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순간 현수는 눈을 뗄 수 없었고 그녀를 지켜보는데 한눈에 반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한편 집에 도착한 현수는 태권도 사범인 아버지 밑에서 무술을 갈고닦으며 공부 또한 엄격한 관리하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된다 다음 날 학교 선도부장인 차종훈이 현수에 반에 들어와 찍새에게 선도 부실로 오라고 명령한다 다름이 아니라 찍새가 전교생이 먹는 보리차에 머리를 감았다는 것이다.
왠지 반에서 통으로 표현됐던 찍새는 이상하게 우식이라는 학생한테 찍소리도 못하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통은 우식이라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게 되었고 나름 통쾌했다 또한 저런 양아치가 아무 말도 못 하고 빌빌 거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저질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세 사람, 우정에서 부터 시작
학창 생활을 즐기던 중 농구 경기가 있었고 우식의 눈에 현수가 들어왔다 그는 학창 생활을 열심히 하는 현수를 내심 마음에 들어 한 듯 보였다 그렇게 이들은 농구에서 이긴 기념으로 떡볶이 집에서 다 같이 이야기하던 중 고고장에 가자는 얘기가 나왔고 이러한 어색한 상황 속에서 현수는 담배까지 배우며 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고고장에서 여대생들과의 합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듯했으나 고등학생인걸 들켜버리지만 오히려 현수와 우식의 우정은 더더욱 끈끈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 날 학교 귀갓길에서 저번에 마주친 여학생이 같은 학교 선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현수와 우식은 보다 못한 나머지 도움을 건네주게 되었고 피치 못하게 학교 선배들과 숨바꼭질을 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 그렇게 그 무서운 선배들을 따돌리고 난 후에 현수와 우식은 그녀와 친해지게 되었고 이름은 은주라는 것을 알게 된다.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현수의 첫사랑은 순조롭게 이뤄지는 거 같았다 학원에서 우연을 가장해 은주와 같이 집에도 가보고 음식도 먹으며 또한 버스도 타는 모습을 비춰 주었고 현수의 마음은 그저 집에서 기타를 팅구고 노래를 부를 정도로 신이 나 보였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음 날 귀갓길 우식은 현수에게 우산을 건네면서 비 오는 날 밤 하루 종일 은주의 집 앞에 있었고 다친 손을 통해 붕대를 감아주던 은주에게 널 위해서 죽을 수도 있어라는 말 한마디로 우식과 은주는 사귀게 된다.
현수가 그러한 방식으로 얻지 못한 그녀의 표정을 우식이 가로챈 것에 내심 분풀이를 하듯 태권도 도장에 있던 샌드백을 치는 장면은 첫사랑이 내 친구에게 뺏긴 것에 대한 분노를 그대로 보여준다.
마음을 잡는 계기
착잡한 마음의 현수는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게 우식과 은주를 마주하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여담으로 떡볶이 집 아줌마와 상담도 하며 그런 분위기가 될 뻔했던 것은 이 영화의 나름 명장면 중 하나이다.
다음 날 현수는 우연히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우식과 은주가 싸우게 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데 평소 우식의 행동으로 보아 고고장을 매번 갔던 것이 화근이 되어 말싸움을 하고 있었고 결국 우식은 매몰차게 은주를 차 버리는 상황까지 오게 된다 제 아무리 마음에 들어 했던 여자라도 자신을 속박하고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을 싫어했던 우식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그렇게 현수는 포장마차에서 이미 은주에 대한 마음을 접은 듯한 말을 하면서 답답하다는 마음 또한 전할 뿐이었다 이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은주가 처음부터 현수에게 마음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현수와 우식 사이에서의 갈등을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영화 러닝타임 내내 서로의 마음이 엇갈리고 둘 다 우식이 처럼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안타까운 느낌만 주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현수와 은주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터 놓으며 느리지만 좀 더 깊어지는 사이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고 이런 현수와 은주를 뒤에서 지켜보는 우식의 모습을 비춰주게 된다 이후 현수와 우식은 은주가 현수에게 선물로 준 볼펜으로 인해서 싸우게 되지만 그 일은 오로지 현수의 마음을 다시 잡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첫사랑을 잠시나마 이루다
현수는 다시 한번 은주와 가까워지는 것을 계기로 기타 연습을 하는 모습과 은주와 같이 기차여행도 하고 막바지에 키스하는 모습에서는 드디어 첫사랑을 이룬 건가 싶었다.
다음 날 학교에서 재복이 평소 가지고 다니던 잡지를 계기로 우식이 평소와 같은 쓴소리를 하자 재복은 염산을 이용해 우식을 다치게 할 생각으로 던지게 된다 하지만 우식은 다행히 그것을 피했고 재복은 잔뜩 뚜드려 맞게 된다 그러나 재복은 이 사실을 선도부장인 차종훈에게 일러바치게 된다.
차종훈은 우식이 다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말을 하게 되자 잔뜩 화가 난 우식은 결국 차종훈과의 싸움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우식은 다친 상황에서 밀리게 되었고 끝내 잔뜩 부은 얼굴과 피투성이인 몸을 이끌며 학교를 조퇴하게 된다.
이후 재복이 말하기를 우식은 집을 가출했고 한 여학생과 어디론가 떠났다는 얘기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은주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포식자 위에 피식자, 떠나보내다
현수는 다시 한번 착잡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집에서는 아버지에게 성적에 대한 핀잔을 받게 되는 것이 화근이 되어 무언가를 다짐했는지 운동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한편 우식과의 결전에서 이긴 선도부장 차종훈은 학교의 포식자 겸 우두머리로 군림하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그런 그에게 찍소리도 못하고 오히려 우식이 통이었던 것에 비해 학교 아이들을 괴롭히는 모습이 선도부장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연출했다.
어느 날 치타라는 별명을 가진 학생이 우유를 차종훈에게 던진 것이 화근이 되어 재복이 이를 말리려고 하던 찰나 현수가 갑자기 차종훈에게 대결을 신청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한 명과 다수의 대결 그리고 말죽거리 잔혹사의 최고의 명장면이 펼쳐지고 피범벅이 된 채 학교를 유유히 나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그는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현수는 학원을 다니며 그곳에서 재복과 재회하게 된다 또한 은주의 소식마저 접하게 되었고 버스 귀갓길에서 우연히 은주와 마주치게 된다 그렇게 근황을 서로 묻게 되고 그녀는 재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첫사랑을 떠나보내듯 은주는 잘 가라는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버스에 내려 현수가 타고 있는 버스를 바라보는 장면은 무언가 가슴속에 응어리가 남는 듯 보였다 이후 영화의 마지막은 현수와 재복이 성룡의 영화를 보러 가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감상평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학교생활의 모든 것을 담은 청춘 영화이고 언제 다시 봐도 재밌으며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는 작품이다.
위에 서술은 하지 않았지만 찍새라는 복학생이 중간에 짤짤이라는 놀이를 하다가 선도부장에게 찍혔고 그로 인해 성춘의 머리를 볼펜으로 찍는 모습이 있었다 그것은 마치 첫사랑을 빼앗긴 현수의 마음을 대신 표현해준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에서 은주의 첫 등장과 마지막 떠나보내는 장면이 같은 버스 안이라는 설정이 정말 좋았고 나도 버스에 대한 좋은 추억이 하나 있다 매일 같이 그 버스에는 같은 학교를 다니던 내 첫사랑이 탔었고 몇 번 말은 해본 적이 있었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용기가 없었던 때라 지금에서는 오로지 아쉬운 마음뿐이다.
만약 학창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 한번 첫사랑을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였고 나에게는 그리움을 느끼게 해 준 영화였다 단지 첫사랑이라는 그 사람의 외적인 것을 보고 싶은 게 아닌 그 사람의 행동과 말투 그리고 친절까지 느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다.
여담으로 학생 선도부장으로 나온 이종혁의 우유를 던지는 장면은 예로부터 많은 패러디와 더빙을 통해서 이 영화를 더욱 널리 알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알게 된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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